최문한 기람엔지니어링 사장(전기기능장 이색합격자)
"기술사가 웬 기능장 공부하냐고요?"
이론과 실무 겸비 위해 시험준비
공고출신 후배들에 자극제 되길
소방기술사 자격증도 도전할 터

최근 발표된 제44회 전기기능장 합격자 가운데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가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바로 최문한 기람엔지니어링 사장.
광주광역시에서 전기·정보통신·소방분야 설계·감리업체인 기람엔지니어링을 운영중인 그는 자기계발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물이다.
실무와 이론을 겸비해야 비로소 취득할 수 있는 전기기능장 시험도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도전했다고.
“사실 저는 기능장보다 한수 위인 기술사 자격증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실기시험에 의해 당락이 좌우되는 기능장 시험을 굳이 볼 필요가 있냐’고 종종 물어보곤 했습니다. 제가 업으로 삼고 있는 일 역시 이론적인 부분만 확실히 다지고 있어도 되거든요.”
하지만 그는 뭔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었고 결국 전기기능장 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의 이런 도전정신은 과거이력에도 잘 드러난다.
1989년 대학생 시절, 당시 9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전기기사 시험에 붙었고, 33세엔 건축전기설비기술사 자격증도 갖게 됐다. ‘태양광발전 효율개선에 관한 연구’란 주제로 박사학위도 취득했다. 모교인 조선대에서 겸임교수(전기공학과)로 벌써 몇 년째 활동하고 있다. 한전, 전력기술인협회 등에서도 강의 의뢰가 줄을 잇고 있다.
“저는 공고를 나왔습니다.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제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머리는 비교적 좋아도 집이 가난한 친구들은 공고로 많이 진학했거든요. 남들보다 현장경험을 먼저 쌓을 수 있었고, 이런 와중에 기술사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상당하다는 걸 자연스레 체득하게 됐습니다. 막연하게나마 ‘나도 언젠가는 기술사가 되겠다’고 마음먹었죠. 공고 출신들도 노력만 하면 자기 몫 이상을 해낼 수 있다는 것도 입증하고 싶었고요.”
그는 스스로를 ‘밀려나는 세대’라고 표현한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 위 조각배에서 하류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를 젓고 있다고도 했다. 이제 그는 새로운 준비에 나선다.
“소방분야 기술사 자격증도 취득해볼 생각입니다.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하루를 10분 단위로 쪼개 써야겠죠. 저의 이런 노력들이 우리 후배들에게 자그마한 자극제가 됐으면 합니다.”

광주= 황인국 기자 (centa19@ele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