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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광역정전 터질라…政, 뒤늦게 전력망 챙긴다 등록인: admin 
일자: 2023-01-25  조회: 60
이투뉴스] 지난달 2일 전남 광양시 인근 한 변전소에서 발생한 지락사고(절연파괴나 낙뢰 등으로 선로가 대지와 전기적으로 연결돼 전류가 땅으로 흐르는 상태)로 계통 전압이 순간적으로 떨어졌다. 문제는 그다음에 터졌다. 한창 전력을 생산하던 인근 태양광 500MW가량이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발전을 중단한 것이다. 전압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일정 시간까지 발전상태를 유지해 계통이 정상으로 돌아오도록 돕는 인버터의 LVRT(Low Voltage Ride Through) 기능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아서다. 예비력에 여유가 있었던 시간대였던데다가 지락이 3상 중 1상에만 발생했기 망정이지 자칫 대규모 발전설비 동시이탈로 전체 계통이 위험에 처할 뻔했다.

전력망 안정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1년 8월에도 제주도 신서귀~안덕 구간에서 크레인이 154kV 송전선로를 건드리면서 1상 지락이 발생, 지역 태양광‧해상풍력 설비의 64%(145MW)가 일시에 가동을 멈췄다. 만일 제주에서 3상 단락이 발생하면, 저전압으로 대부분의 재생에너지가 정지하고 그 영향으로 변전소 UFR(저주파계전기)이 동작해 광역정전이 날 수 있다. 2020년 3월 신보령화력 1호기(1000MW) 고장으로 태양광 450MW가 정지해 주파수가 최저 59.67Hz까지 떨어진 사건도 계통연계성능을 갖추지 않은 재생에너지 설비의 위험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당시 당국은 본지 보도(2020년 1월 17일자 ‘계통 주파수 하락 시 태양광 동시탈락’)를 덮기에 급급했다.

그렇게 팔짱 자세를 유지하던 정부가 광역정전 위험이 가시화되자 뒤늦게 전력망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발전공기업과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재생에너지 전력계통 태스크포스팀(T/F)을 꾸려 정례 회의를 여는 한편 지난해 전력거래소가 주축이 돼 만든 ‘전력계통 안정성 확보 종합대책’을 상반기 발표하기 위해 내용을 다듬고 있다. 개별 사업자들의 거부감이나 반발을 감안해 미뤄오기만 했던 인버터 성능개선(소프트웨어‧하드웨어)도 당근과 채찍을 총동원해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국자는 “더 일찍 (정부가) 움직였더라면 좋았겠지만, 이제라도 달라진 모습과 자세를 보이는 건 다행”이라고 했다.

22일 <이투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임시 전기위원회를 열어 재생에너지 설비들이 이른 시일 내 인버터 성능개선 작업을 완료할 수 있도록 행정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사안을 계속 지체하다가 대형사고가 터질 경우, 뒷감당이 어려울 것이란 절박감에서다. 하지만 위원회는 행정명령에 앞서 사전고지 및 추가 설명 절차를 밟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기사업법상의 근거는 충분하지만 기설분의 경우 분쟁 소지가 있으므로 추가 고지기간을 갖자는 취지다. 대신 전기위와 정부는 전력거래소, 한전, 에너지공단이 각각 역할을 나눠 모든 발전사업자에게 협조공문을 발송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과 향후 대책 등을 적극 설명하도록 의견을 모았다.

정부가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2017년부터 계통연계기준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해 2020년 송‧배전망이용규정과 시장운영규칙 개정작업을 끝냈고, 같은해 재생에너지 인버터에 대한 KS표준 규정을 고쳐 작년부터 보급된 설비는 계통연계기능을 갖춰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발전공기업을 소집해 공기업 소유분 재생에너지 설비라도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하도록 당부하기도 했다. 다만 정부가 사업자들의 반발을 지나치게 우려해 이용규정 개정 시 기설설비를 개선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두고두고 실책으로 꼽힌다. 작년말 기준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는 28GW 안팎이다. 이대로 설비를 방치하다 저전압·저주파수 사고가 터지면, 동시탈락량이 최소 수GW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소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굳은 의지를 갖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기관 한 계통 전문가는 "여전히 정부 정책은 전력이 모자라지 않을까 하는 전력수급 관점에 머물러 있는데, 실제 대형사고는 주파수나 전압, 강건성 하락 등의 계통문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급은 예비력 확보 등 대응수단이 많지만, 계통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사고는 수초만에 발생해 사전에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해외 선도국 동향과 대응방안을 면밀히 살펴보고, 충분한 전문인력을 미리 확충해 미래 전력망 운영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또다른 당국자는 "계통을 책임지고 관리·감독할 계통감독원 등의 규제기관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출처 :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 이투뉴스(http://www.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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