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매스 가중치 낮아지면 현물시장 REC 수요 높아지나

이번 변경에서는 폐기물과 바이오매스에 관한 가중치가 어떻게 결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는 지난해 말 재생에너지 3020 이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연료연소를 기반으로 하는 폐기물과 우드펠릿 등의 REC 가중치를 낮추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 중 절반가량을 우드펠릿 등 바이오매스로 충당해오던 발전 5개사에서는 이 가중치가 크게 낮아질 경우 이전과 같은 비율로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발전을 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발전 5사가 바이오매스로 충족하던 REC를 현물시장에서 구하는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RPS 의무비율을 달성하기 위해 급한 대로 현물 시장에서 REC를 구매할 수 있다는 얘기다.

모 발전사 관계자는 “목재펠릿 등의 가중치가 낮아질 경우 혼소발전의 경제성이 낮아져 REC를 현물시장에서 대량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현물 시장의 REC 가격 폭등과 시장 교란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가중치 변경 후 REC 현물 시장에서 REC 거래 가격이 상승할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상황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가중치 조정 전에 REC 거래를 지정해놓은 설비의 경우 기존 가중치인 1.0을 그대로 적용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경되는 REC 가중치가 소급적용 되지 않으므로 신설비가 아닌 이상 당분간 기존 설비에서 받던 가중치는 유지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 역시 “바이오매스 등의 에너지원의 REC 가중치가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을 대규모 발전사들이 못했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혼소발전의 가중치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은 몇 년 전부터 업계에 돌던 이야기”라며 “발전 5개사 등 대형 발전사들이 이제 와서 가중치가 낮아질 줄 몰랐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 풍력업계서도 달라질 가중치에 귀 쫑긋

가중치 결정이 정해지지 않아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한 풍력발전사업자는 “현재 사업은 REC 가중치 조정이 나올 때까지 멈춰있다고 보면 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중치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달라지므로 금융업계에서도 변경될 가중치를 보고 그 뒤에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풍력발전 업계에서는 풍력 설비와 관련한 REC 가중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2030년까지 16.5GW의 풍력발전설비를 늘린다고 발표한 만큼 풍력발전 가중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육상풍력 REC 가중치는 1.0, 해상풍력은 1.5~2.5다. 풍력업계에서는 이번 변화에서 가중치가 3.0 이상이 돼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업계에서 정부에 요구한 가중치는 3.0에서 높게는 4.0까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가중치를 발전원가나 기술 뿐 아니라 균등화 발전비용까지 고려해 결정한다. 정부 관계자는 “적정 수준의 가중치 변경을 위해 외부 업체에서 1년 간의 용역을 맡기고 결과를 받은 상태”라며 “각 발전원의 균등화 발전비용(LCOE)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가중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균등화 발전비용은 기존의 연료비ㆍ운영비만 고려해 산정하는 발전단가와 달리 사회적 비용과 환경비용을 더해 산출하는 발전비용이다. 산업부 내에서는 공청회를 앞둔 지금까지도 각 발전원에 따른 가중치를 놓고 의견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C는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 공급했음을 증명하는 인증서다. 일정규모(500MW)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는 이 REC를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구매한다. 총 발전량의 일정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공급토록 의무화한 제도인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RPS)를 이행하기 위함이다. 올해는 21개의 대형발전사업자가 공급의무자로 선정돼 5%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을 충족해야한다.

REC 가중치는 REC 발급시 신재생에너지원별ㆍ설비 위치 등에 따라 전력량에 부여된다. 가중치를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달라지므로 가중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 중 하나다. 일례로 현재 태양광 발전설비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계해 발전할 경우 가중치는 5.0에 달해 전력량의 5배에 달하는 가치를 갖는다. 때문에 가중치 변경은 업계의 지속적인 관심사였다.
츌처:전기신문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