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기설계·감리 용역의 분리발주 관련 개정안이 보류된 것에 대해 업계 전체가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일 열린 전기설계협의회 임원연석 회의에서 마광민 회장은 “그동안 설계·감리업계는 통합발주로 인해 대형 건축사무소와 건축업자들에게 용역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와 관련 부처에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개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만큼 업계의 의견을 모아 단체 행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현재 발주형태를 보면 발주자가 건축사 사무소에 통합발주하고, 이후 전기 분야만 따로 용역비를 책정, 재하도급을 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의 원래 취지와 다르게 설계·감리업계는 책정된 용역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건축사 사무소가 설계·감리업체에게 공사 수주를 도와줬다는 명목으로 계약서 상에는 일정 금액을 명시한 후, 이를 다시 되돌려 받는 ‘페이백(pay back)’이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설계·감리업체는 기존 책정 용역비보다 50% 이상 감소된 금액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7차 산업위소위에서 오영식 의원은 “지속적인 일거리와 관계 유지를 위해 하도급 업체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계약을 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저가 하도급 문제를 해결하고 발주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분리발주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분리발주에 대해 산업부는 지속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상태다.
건축물에 대한 설계·감리를 별도로 하다보면 책임 이원화 문제가 발생하고 발주자의 행정적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의견에 대해 “분리발주에 의한 폐해로 책임소재 불분명, 행정적 비용 증가, 관리의 비효율성 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이는 제도의 순기능을 외면한 채 막연한 짐작만으로 반대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설계·감리업계는 2월로 예정된 임시 국회 이전에 분리발주의 당위성과 통합발주의 폐해를 알리기 위한 집단 행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마광민 설계협의회 회장은 “그동안 산업부를 설득하고 관련 민원을 제기하는 등 업계의 절박한 현실을 개선하고자 노력해왔지만 바뀐게 하나도 없다”며 “이 상태로 가면 전기 설계·감리업체가 모두 도산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인 만큼 업계의 의견을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성 : 2016년 01월 06일(수) 17:04
전기신문 김승교 기자 kimsk@electimes.com"행정만능주의가 가져오는 폐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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